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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방 추억

기사승인 2019.12.07  14: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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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계절.
한없이 부드럽고 깨끗한 영혼 같은 흰 눈이 내리는 것도
멀지 아니한 듯하다. 하늘과 땅 사이 온통 세상이 하양 눈으로
덮이고 삭풍(朔風)이 살을 에듯 절여오면 따뜻한 아랫목이
절로 생각이 난다.

그러나 요즘은 아파트 문화로 어디를 가나 큰 닭장 같은 건물에
묻혀 산다. 아파트 문화는 재래식 온돌난방을 거의 사라지게 하였다.
이제 따뜻한 아랫목은 볼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다정다감한 정감도 느껴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저 보이는 것은 밋밋한 회색 아파트 군락뿐이다.
한정된 땅에 늘어나는 주택문제를 해결하자니 아파트를 짓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처음엔 5-10층 아파트가 많더니 근래엔 20-30층 고층아파트가
수두룩하다. 높고 단조로운 희색아파트 속에 살자니 숨이 막힌다.
답답하다. 짜증이 난다.

차츰 잊혀가는 옛날 생활 방식인 따뜻한 온돌방 추억이 각별하다.
온돌방은 구들을 덥혀 방을 따뜻하게 하는 방식이다.
구들은 우리네 전통적 난방 방식의 하나로 옛날 청동기시대에도
있었다고 한다. 구들엔 우리네 정과 지혜가 담겨 있다.
돌은 천천히 데워지지만 쉽게 식지 않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 원리로 데운 구들장의 온기로 따뜻해진 온돌방은 온 가족이
모여앉아 정담(情談)을 나누고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때, ‘찹쌀떡이나, 메밀묵 사려’ 소리에 귀가 번쩍한다.
아무리 야밤 춥다하더라도 묵 두어 덩이 아니 살 수 없다.
이열치열(以熱治熱) 아닌 이한치한(以寒治寒)인가...?
차디 찬 김치 메밀묵무침 먹고 나면 사시나무 떨듯 떨린다.
하지만 잠시 후엔 오히려 온 몸이 후끈함을 느낀다.
그리고 아랫목에 이불 깔아놓고 형제자매 분별없이 서로의 발이
부지런히 겹쳐진다.

이런 정감(情感) 어린 광경을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가?
이 정경(情景)은 옛날 온돌방만이 유일하게 체험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간다.
지하철 좌석에 앉은 사람은 하나같이 스마트 폰을 드려다 보고 있다.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것은 좋으나 목 디스크가 염려스럽다.
지금은 우주를 다녀오는 다원화 글로벌 시대이고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다. 겨울에 싱싱한 야채를 먹을 수 있고 엄동설한에 수박,
토마토를 구 할 수가 있다.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 인가!
이처럼 살기 좋은 세상이지만 마음이 허전하다.
공허한 느낌이 든다. 무슨 까닭이며 어찌 된 사연일까...?

아파트 문화는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순박한 인심, 이웃 간에
믿음을 잃게 하였다. 이 잃어버림에 대하여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온돌방 자체를 모른다.
온돌방의 정감 어린 모습을 볼 수 없으니 왠지 가슴이 아리다.
이 아쉬운 마음이 옛날온돌방 추억을 더 진하게 회상토록 만든 것은 아닐까...?

서춘자 지역주민,수필가 air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공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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